[온체인 입문노트 #13] 온체인 종합 지표 — 시장 사이클을 한눈에 보는 법

온체인종합지표

들어가며

12편에서 거래소 입출금, 활성 지갑 수, 고래 움직임처럼 개별 온체인 지표들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이런 다양한 온체인 데이터를 종합해서 시장이 지금 사이클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들을 다룹니다.

주식 투자자라면 PER, PBR 같은 밸류에이션 지표로 시장 전체가 과열인지 저평가인지 가늠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온체인 종합 지표는 그와 비슷한 역할을 블록체인 세계에서 합니다.


시장 사이클이란 무엇인가

암호화폐 시장은 역사적으로 뚜렷한 사이클 패턴을 반복해왔습니다.

급격한 상승 → 과열 → 급락 → 침체 → 회복 → 다시 상승의 흐름입니다.

주식 시장의 경기 사이클과 비슷하지만, 암호화폐는 그 진폭이 훨씬 크고 주기도 더 짧은 편입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반감기(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이벤트)를 기준으로 사이클이 형성되는 경향이 관찰되어 왔습니다.

온체인 종합 지표들은 이 사이클에서 현재 위치를 수치로 보여주려는 시도입니다.


지표 1: MVRV 비율

MVRV(Market Value to Realized Value)는 온체인 분석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종합 지표 중 하나입니다.

먼저 두 가지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시가총액(Market Value): 현재 코인 가격 × 발행량.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시가총액입니다.

실현 시가총액(Realized Value): 모든 코인이 마지막으로 거래된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시가총액입니다. 쉽게 말하면, 현재 보유자들이 평균적으로 얼마에 코인을 샀는지를 반영한 수치입니다.

MVRV = 시가총액 ÷ 실현 시가총액

이 비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면 이렇습니다.

MVRV가 1보다 크다는 것은 현재 보유자들 대부분이 평균적으로 수익 상태라는 뜻입니다. 반대로 1보다 작다면 대부분이 평균적으로 손실 상태입니다.

역사적으로 MVRV가 3~4 이상으로 올라갔을 때 시장 과열 구간과 겹치는 경우가 많았고, 1 아래로 내려갔을 때 시장 침체 바닥 구간과 겹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식 시장의 PBR(주가순자산비율)처럼, 수치 하나가 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을 한눈에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지표 2: NUPL

NUPL(Net Unrealized Profit/Loss, 미실현 순손익)은 시장 참여자 전체가 평균적으로 얼마나 수익 혹은 손실 상태인지를 비율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계산 방식은 다소 복잡하지만, 직관적인 해석은 이렇습니다.

NUPL 수치해석
0.75 이상시장 전체 큰 수익 → 과열, 탐욕 구간
0.5 ~ 0.75상당한 수익 → 낙관 구간
0.25 ~ 0.5적당한 수익 → 희망 구간
0 ~ 0.25소폭 수익 → 불안 구간
0 이하전체 손실 → 공포, 바닥 구간

사람들이 큰 수익을 보고 있을 때 탐욕이 커지고 고점에 가까워지는 경향, 손실 구간에서 공포가 극대화되고 바닥과 가까워지는 경향이 반영된 지표입니다.

주식 시장의 공포·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다만 설문 기반이 아니라 실제 온체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지표 3: 실현 손익 (Realized P/L)

온체인에서 실현 손익은 특정 날에 이동된 코인들이 마지막으로 거래됐던 가격 대비 얼마나 수익 혹은 손실로 이동됐는지를 집계한 지표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오늘 팔린 코인들이 얼마나 남기고 팔렸는지, 아니면 얼마나 손해 보고 팔렸는지를 보여줍니다.

실현 손실이 극단적으로 커지는 구간은 공황 매도(패닉셀)가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며, 역사적으로 이런 구간들이 시장 바닥 근처와 겹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주식의 투매 구간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손절 매물이 쏟아질 때 바닥이 가까워진다는 시장의 경험적 패턴과 연결됩니다.


아래는 세 가지 지표가 시장 사이클의 어느 위치에서 어떤 신호를 내는지 보여주는 다이어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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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표들을 어디서 보나

이런 종합 지표들은 글래스노드(Glassnode), 크립토퀀트(CryptoQuant), 룩인투비트코인(LookIntoBitcoin) 같은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룩인투비트코인(lookintobitcoin.com)은 무료로 MVRV, NUPL을 비롯한 주요 온체인 사이클 지표를 시각화해서 제공해서 입문자가 접근하기 좋습니다. 글래스노드는 더 세밀한 지표들을 제공하지만 심화 기능은 유료 구독이 필요합니다.

이런 도구들의 사용법은 다음 편(14편)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지표 해석의 한계 — 반드시 알아야 할 것

온체인 종합 지표는 강력하지만, 맹신해서는 안 됩니다.

역사적 패턴이 반드시 반복되지는 않습니다. MVRV가 3을 넘겼다고 해서 반드시 하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 구조나 참여자 구성이 달라지면 과거 기준치가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지표가 많아질수록 서로 모순되는 신호도 생깁니다. 한 지표는 과열을 가리키는데 다른 지표는 아직 여유가 있다는 신호를 낼 수 있습니다. 이때는 더 많은 정보가 있다고 해서 판단이 쉬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신중해야 합니다.

온체인 지표만으로 매수·매도 타이밍을 잡으려는 시도는 위험합니다. 이 지표들은 시장의 구조적 위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보조 도구이지, 매매 신호 생성기가 아닙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본 온체인 사이클 지표

전통 주식 시장에서는 기업 실적, PER, 경기 사이클 같은 지표들을 종합해서 시장 위치를 판단합니다. 이때도 “지금이 과열인가, 저평가인가”를 수치 하나로 단정하기보다는 여러 지표를 함께 고려합니다.

온체인 사이클 지표도 같은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MVRV, NUPL이 동시에 과열 구간을 가리키고 있고, 거래소 유입도 늘어나고 있으며,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이 겹치고 있다면 — 여러 신호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더 신뢰할 수 있다는 식입니다.

단일 지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 금융 지표와 온체인 지표를 함께 읽는 복합적 시각이 장기적으로 더 유효합니다.


정리

  • MVRV는 현재 시가총액과 실현 시가총액의 비율로, 시장 참여자들의 평균 수익·손실 상태를 보여줍니다.
  • NUPL은 시장 전체 미실현 손익 수준으로 탐욕과 공포 구간을 구분합니다.
  • 실현 손익 지표는 공황 매도 여부와 바닥 근접 신호를 포착하는 데 활용됩니다.
  • 세 지표 모두 역사적 패턴을 참고하는 보조 도구이며, 단독으로 매매 판단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 룩인투비트코인(lookintobitcoin.com)에서 주요 지표들을 무료로 시각화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글래스노드, 듄 애널리틱스 같은 전문 온체인 분석 도구들의 실제 사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3단계(온체인 데이터 읽기)의 마지막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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