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의 배경 — 전쟁은 어떻게 시작됐나
2025년 6월 미국은 이란 핵시설 3곳을 공습했다(작전명 미드나이트 해머). 이란의 핵 개발이 임계점에 근접했다는 판단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옵션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란은 즉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고,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막히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이후 수개월간 양측이 협상 테이블을 오가며 종전을 모색해왔고, 2026년 5월 24일 NYT·CNN이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번 합의의 내용 — 무엇에 동의했나
미국 당국자들이 직접 언급한 내용은 두 가지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다. 이란이 봉쇄했던 해협을 다시 열겠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정상화를 의미한다.
둘째,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폐기 원칙 합의다. IAEA에 따르면 이란은 60%까지 농축된 우라늄 약 440kg을 보유하고 있다. 핵폭탄 제조 가능성 때문에 이 문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온 핵심 쟁점이었다.
원칙 합의와 최종 합의는 다르다
이번 합의에는 중요한 단서가 붙어 있다. 고농축 우라늄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처분할지, 핵무기 보유 및 재농축 금지 기간을 얼마로 할지, 이란의 미사일 보유량을 어떻게 할지 등 핵심 세부 사항은 이후 60일간의 후속 협상에서 다루기로 했다. 이란 측에서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승인이 필요하며, 하메네이가 무기급 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협상의 실제 이행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
| 쟁점 | 현황 | 비고 |
|---|---|---|
|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 원칙 합의 | 시행 시점은 추후 확정 |
| 고농축 우라늄 폐기 | 원칙 합의 | 처분 방식은 후속 협상에서 |
| 핵 재농축 금지 기간 | 미합의 | 미국 20년 요구 vs 이란 단축 요구 |
| 이란 미사일 보유량 | 미합의 | 60일 후속 협상 핵심 쟁점 |
| 서명식·공식 종전 | 며칠 내 예정 | 문구 조율 완료 후 대면 서명 |
시장 즉각 반응 — 유가 4~5% 급락
오늘(5월 25일) 미국 증시는 메모리얼 데이 공휴일로 휴장이다. 그러나 유가 선물은 이미 강하게 반응했다. 한국시간 25일 오전 브렌트유 선물이 배럴당 4.55% 내린 98.83달러, WTI는 4.73% 하락한 92.03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 모두 5월 7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하루 4~5% 유가 하락은 매우 큰 폭이다. 협상 진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그만큼 실질적임을 보여준다. 다만 원유 수송과 인프라 정상화에는 수개월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제 공급 정상화까지는 시차가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 증시 섹터별 영향 분석
수혜 섹터
항공주 — 가장 직접적인 수혜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연료비(항공유)가 영업비용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 분기 실적 개선이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으로 중동 항공 노선의 우회 비행이 줄어들면 연료 소모량 자체가 감소하는 이중 효과가 생긴다.
운송·해운·물류 — 항로 정상화 수혜다. 호르무즈 봉쇄로 우회 항로를 이용하던 선박들이 원래 항로로 돌아오면 연료비와 운항 시간이 줄어든다. 중동 물류 네트워크가 회복되면 국내 수출 물류비용도 안정된다.
석유화학·플라스틱 — 원료비 하락 수혜다.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가격이 유가와 연동된다. 원료비 하락은 원가 개선으로 이어진다. 다만 제품 가격도 함께 내려가는 구조여서 마진 개선 폭은 제품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전력·유틸리티 — 연료 조달 비용 완화다. LNG·유류를 연료로 쓰는 발전사들의 연료 조달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 전기요금 안정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변수이기도 하다.
피해 섹터
정유주 — 유가 하락은 명확한 악재다. SK이노베이션, S-Oil, GS칼텍스 계열 종목은 유가 하락 시 재고 평가손이 발생한다. 높은 가격에 구매한 원유를 낮아진 가격으로 판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 압력이 예상된다. 다만 유가가 안정되고 정제 마진이 회복되는 중기 구간에서는 반등할 수 있다.
에너지 탐사·개발 — 유가 하락에 직접 연동된다. 국내외 에너지 개발 관련 종목은 유가 하락 기조에서 수익성 압박을 받는다.
중립 또는 혼조
반도체·AI — 지정학 리스크 완화는 긍정이지만 개별 실적이 더 큰 변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중동 리스크 완화로 글로벌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효과를 받는다. 그러나 HBM4 공급 현황, 엔비디아 인증 진전, 분기 실적이 주가 방향을 더 강하게 결정한다.
내일(26일 월요일) 증시 전망
전반적으로 소폭 강세 출발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유가 4~5% 급락이라는 강력한 호재가 있고, 중동 지정학 리스크 완화라는 심리적 긍정 요인이 더해진다. 항공·운송·화학 섹터에 매수세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제한 요인도 명확하다. 미국 증시가 오늘 휴장이어서 야간 선물 방향 확인이 어렵고 외국인 수급이 평소보다 약할 수 있다. 이번 합의가 원칙 수준이라 세부 사항이 채워지기 전까지 기대감이 얼마나 더 반영될지 불확실하다. 정유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어 지수 상승폭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급등보다는 업종 차별화 속 차분한 강세 흐름이 예상된다.
앞으로 봐야 할 핵심 변수
이번 합의는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다음 세 가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첫째, 합의 서명식 시점이다. 며칠 내 대면 서명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서명이 완료되는 순간 시장 반응이 한 번 더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서명이 지연되거나 협상이 재결렬되면 유가 반등과 함께 증시 조정이 올 수 있다.
둘째, 60일 후속 협상의 진전이다. 핵 처분 방식, 재농축 금지 기간, 미사일 보유량이 실제로 합의되는 시점이 진짜 종전 확인이다. 이 협상이 교착되면 지정학 리스크가 다시 고조될 수 있다.
셋째, 호르무즈 해협 실제 개방 시점이다. 원칙 합의와 실제 개방 사이에는 시간이 걸린다. 원유 공급이 실제로 정상화되는 시점에 유가 추가 하락과 물가 안정 효과가 가시화된다.
마치며
미·이란 원칙적 합의는 2025년 중동 전쟁 이후 가장 중요한 지정학 이벤트다. 유가 하락과 중동 리스크 완화라는 두 가지 축이 한국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다만 원칙 합의와 최종 종전 사이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단기 급등 추격보다는 수혜 업종 내 선별적 접근이 현실적이다.
투자 판단은 추가 뉴스 흐름을 확인하면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참고 자료
- 한겨레, 미·이란 호르무즈 개방·농축 우라늄 폐기 원칙적 합의 (2026.05.25)
- 뉴스핌, 국제유가 4% 추가 하락 2주래 최저치 (2026.05.25)
- MBC뉴스, 미 당국자 호르무즈 개방 이란 농축 우라늄 폐기 합의 (2026.05.25)
- 서울신문, NYT 이란 우라늄 포기 합의 (2026.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