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지금까지 DEX, DeFi, 유동성 풀을 살펴보면서 계속 한 단어가 따라다녔습니다. 바로 가스비입니다.
블록체인에서 무언가를 하려면 거의 항상 가스비가 듭니다. 코인을 보내도, DEX에서 교환해도, DeFi에 예치해도 가스비가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이 가스비는 어제는 몇백 원이었다가 오늘은 몇만 원이 되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들쑥날쑥할까요? 오늘은 가스비의 정체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가스비는 무엇에 대한 대가인가
은행 송금 수수료는 은행이라는 회사가 정합니다. 거래소 수수료도 거래소가 정책으로 정합니다.
그런데 블록체인에는 회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가스비는 누가 받아가는 걸까요?
가스비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검증자(채굴자)들에게 지급되는 보상입니다. 1편에서 살펴봤듯, 블록체인은 수천 개의 컴퓨터(노드)가 함께 거래를 검증하고 기록합니다. 이 작업에는 실제 컴퓨팅 자원과 전력이 들어갑니다. 가스비는 그 작업에 대한 대가입니다.
비유하면, 우체국에 택배를 보낼 때 내는 배송비와 비슷합니다. 배송비는 우체국 직원과 운송 차량을 운영하는 데 쓰이죠. 가스비도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검증자들에게 가는 비용입니다.
왜 가스비는 오르내리나 — 경매 구조
여기가 핵심입니다. 가스비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이유는, 블록 공간이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이더리움 같은 블록체인은 하나의 블록에 담을 수 있는 거래 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마치 비행기 좌석처럼, 한정된 자리를 두고 사람들이 경쟁합니다.
사람들이 동시에 많은 거래를 보내려고 하면, 검증자들은 더 높은 수수료를 제시한 거래를 먼저 처리합니다. 이것은 사실상 경매입니다.
| 상황 | 가스비 |
|---|---|
| 네트워크 사용이 적을 때 | 낮음 (한산한 새벽 택배비) |
| NFT 발행, 대형 이벤트 등 사용 폭증 시 | 매우 높음 (명절 택배비 폭증) |
| 인기 DeFi 프로토콜 출시 직후 | 일시적 급등 |
2021년 NFT 붐 당시, 인기 NFT 발행 순간에는 이더리움 가스비가 한 번의 거래에 수십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다들 동시에 같은 거래를 빨리 처리하려고 경쟁했기 때문입니다.
가스비 구조 — 가스 한도와 가스 가격
가스비를 이해하려면 두 가지 개념을 구분해야 합니다.
가스 한도(Gas Limit) 이 거래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작업량입니다. 단순 코인 전송은 작업량이 적고, 복잡한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예: DEX 교환)은 작업량이 많습니다.
가스 가격(Gas Price) 작업량 한 단위당 지불하는 가격입니다. 네트워크가 혼잡할수록 이 가격이 올라갑니다.
총 가스비 = 가스 한도 × 가스 가격
즉, 똑같이 혼잡한 네트워크 상황에서도 단순 전송보다 DEX 교환이 더 비쌉니다. 처리할 작업량 자체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가스비가 결정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이어그램입니다.

추천 영상
가스비 실시간 변동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유튜브보다 먼저 etherscan.io/gastracker 페이지를 직접 열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현재 가스비 수준과 시간대별 변화를 실시간 그래프로 보여줍니다.
모든 블록체인이 비싼 건 아니다
가스비는 블록체인마다 천차만별입니다.
| 블록체인 | 평균 거래 수수료 | 특징 |
|---|---|---|
| 이더리움 | 혼잡 시 매우 비쌈 | 보안성 높음, 검증자 많음 |
| 솔라나 | 매우 저렴 (1원 미만) | 속도 빠름, 처리량 많음 |
| 폴리곤, 아비트럼 등 L2 | 저렴 | 이더리움 보안을 빌려옴 |
이더리움이 비싼 이유는 역설적으로 보안성과 분산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검증자가 더 엄격하게 검증할수록 처리 가능한 거래 수는 줄어들고, 그만큼 블록 공간 경쟁이 치열해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L2(레이어2) 솔루션입니다. 아비트럼, 옵티미즘, 폴리곤 같은 네트워크들은 이더리움의 보안을 빌려오면서도 거래 처리는 별도로 빠르게 처리해 수수료를 크게 낮춥니다. 거래를 모아서 한꺼번에 이더리움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이는 구조입니다.
가스비를 아끼는 실전 팁
실제로 거래를 한다면 알아두면 좋은 점들입니다.
네트워크가 한산한 시간대(주로 새벽 시간,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새벽)에 가스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etherscan.io/gastracker 같은 도구로 현재 가스비 수준을 미리 확인하고 거래 시점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급하지 않은 거래라면 L2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본 가스비
가스비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네트워크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가스비가 지속적으로 높다는 것은 그 블록체인 위에서 활발한 경제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반대로 가스비가 계속 낮다는 것은 네트워크 사용이 한산하다는 뜻입니다.
이더리움은 2021년 런던 업그레이드 이후, 거래 시 지불된 가스비 중 일정 부분(베이스 수수료)을 소각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즉 네트워크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이더리움 코인 자체의 유통량이 줄어드는 구조와 연결됩니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네트워크 활동량을 이더리움의 가치 평가 지표 중 하나로 참고하기도 합니다.
주식으로 비유하면, 거래소의 거래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는 것이 거래소 운영사의 실적과 연결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리
- 가스비는 블록체인 검증자에게 지급되는 네트워크 이용 대가입니다.
- 한정된 블록 공간을 두고 경쟁하는 경매 구조 때문에 가스비가 오르내립니다.
- 총 가스비는 가스 한도(작업량)와 가스 가격(단가)의 곱으로 결정됩니다.
- 블록체인마다 가스비 수준이 다르며, L2 솔루션은 이더리움 보안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낮춥니다.
- 가스비 수준과 소각 구조는 네트워크 활동량과 자산 가치를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도 활용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본격적으로 다룹니다. 계약서가 어떻게 코드로 자동 실행되는지, 그 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온체인 입문노트 #2] 내 비트코인은 어디에 있을까? 지갑·주소·트랜잭션 첫걸음](https://richurimom.com/wp-content/uploads/2026/06/image-58-768x430.jpg)
![[온체인 입문노트 #9] 스마트 컨트랙트 — 계약서가 코드로 자동 실행되는 구조](https://richurimom.com/wp-content/uploads/2026/06/image-115-768x432.jpg)
![[온체인 입문노트 #3] 온체인 vs 오프체인 — 내 거래는 어디에 기록되나](https://richurimom.com/wp-content/uploads/2026/06/image-69-768x431.jpg)
![[온체인 입문노트 #10] 블록체인 탐색기 — 이더스캔으로 거래 내역 직접 확인하기](https://richurimom.com/wp-content/uploads/2026/06/image-134-768x422.jpg)
![[온체인 입문노트 #4] 스테이블코인이란? 왜 디지털 달러가 필요한가](https://richurimom.com/wp-content/uploads/2026/06/image-82-768x426.jpg)
![[온체인 입문노트 #7] 유동성 풀(LP) — 주식 시장 조성자와 비슷한 개념](https://richurimom.com/wp-content/uploads/2026/06/image-104-768x42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