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립 2028년 93% 전망의 의미, 엔비디아 중국 매출 공백 장기화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중국 기업들이 AI 반도체와 자율주행 칩 분야에서 엔비디아를 배제한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주목할 점은 이 전환이 수출 규제 때문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율주행용 반도체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한 대상이 아님에도 중국 업계는 자국산으로 갈아타고 있다. 비용 절감과 공급망 자립을 겨냥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에서, 이 흐름은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되돌리기 어려운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

중국이엔비디아를버리고있다

자율주행 — 규제 없이도 엔비디아를 외면하는 이유

중국 무인 배송 스타트업 젤로스테크는 차량 한 대당 두 개씩 탑재해온 엔비디아 ‘오린’ 칩셋을 1~2년 안에 자국산을 포함한 복수의 칩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20개국 이상에서 2만 5000대 이상의 차량을 운영 중이다. 알파벳 자회사 웨이모의 운영 규모가 4000대에도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환 규모가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 교체 이유는 단순하다. 자국산 칩이 엔비디아 제품보다 비용이 훨씬 낮다는 것이다.

비야디는 지난달 니오·샤오펑에 이어 자체 설계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용 반도체를 공개했다. 샤오펑이 폭스바겐과 공동 개발한 차량에는 자체 ‘튜링 칩’이 탑재됐으며, 폭스바겐도 중국 내 ADAS 개발 파트너로 엔비디아 대신 중국 호라이즌 로보틱스를 선택했다. 니오 CEO는 “더 이상 칩을 구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세서를 활용한 컴퓨팅 파워를 임차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AI 소프트웨어 — 자국산 칩 호환성 확보 완료 단계

AI 모델 영역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 딥시크 최신 V4 모델은 화웨이 어센드 시리즈, 알리바바 T-헤드 칩 등 자국산 반도체 8종과의 호환성을 갖췄다. 미니맥스와 키미의 최신 모델도 중국산 반도체에서 구동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AI 훈련·추론 분야에서도 엔비디아 없이 돌아가는 생태계가 실제로 구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화웨이는 이달 자체 개발 반도체 설계에 ‘타우 스케일링(Tau Scaling)’이라는 새로운 기술 접근법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미세공정 소형화 방식 대신 데이터 전달 지연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방식으로, 2031년까지 1.4나노미터 수준의 반도체 성능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어센드 950DT(2026년 말) → 어센드 960(2027년 말) → 어센드 970(2028년) 순으로 신제품 출시 계획도 공개했다.

수치로 보는 탈엔비디아 속도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중국 AI 반도체 시장에서 자국산 점유율이 2025년 58%에서 2028년 93%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2028년이면 중국이 자국 수요를 초과하는 AI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보고서에 담겼다. 골드만삭스도 2026~2028년 국산 칩 전환이 가속될 것이라고 같은 방향의 분석을 내놨다.

구분2025년 (현재)2028년 (전망)
중국 AI 반도체 자국산 점유율58%93%
해외산(엔비디아 등) 점유율42%7%

출처: 번스타인 리서치 (2026년 보고서 기준 전망치)

엔비디아는 지금 어디에 있나

엔비디아는 2027 회계연도 1분기 실적 전망에서 “중국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2025년 4월에는 중국 수출 차질로 45억 달러 규모의 손상 처리를 했으며, 미국 정부로부터 H200 수출 승인을 받아냈음에도 실제 판매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텐센트 등 자국 빅테크에 구매 보류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젠슨 황이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에 동행했지만 중국 내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대응책으로 대만에 연간 최대 15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히며 아시아 내 거점을 이동하는 방향을 택했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중국 유니트리와 연구용 로봇을 공동 개발해 전 세계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국 AI 생태계와의 접점을 이어가고 있다.

헤지펀드 인터커넥티드 캐피털 설립자 케빈 쉬는 “중국 기업들이 앞으로 3~5년은 엔비디아 칩을 계속 필요로 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산 칩이 실제 현장에서 쓰일수록 기술이 발전하고 엔비디아 생태계와의 관계가 희석된다는 점에서 베이징이 의존도를 서둘러 낮출 유인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전망 — 되돌리기 어려운 구조 변화

이 흐름이 단순한 수출 규제 대응이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규제 대상도 아닌 자율주행 칩 분야에서 먼저 전환이 일어나고 있고, 중국 정부가 수출 허용 제품까지 구매 보류를 지시하는 상황이다. 이는 기술 자립이 비용·공급망 전략을 넘어 국가 전략으로 고착화됐음을 보여준다.

번스타인이 전망한 2028년 93% 자급률이 현실화된다면, 중국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의미 있는 매출 회복은 구조적으로 어려워진다. 화웨이의 신제품 로드맵과 딥시크·미니맥스 같은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자국산 칩 호환 확대가 맞물리면서, 중국 AI 반도체 시장은 2028년을 기점으로 사실상 독자 생태계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미국·유럽·중동·인도 데이터센터 수요가 중국 공백을 당분간 메우고 있지만, 중국을 제외한 시장만으로 현재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가 중장기 핵심 변수가 된다.

주식 투자자가 지금 확인해야 할 것들

이 흐름을 투자 관점에서 어떻게 참조할지 항목별로 정리한다. 투자 판단은 개인의 책임이며, 아래 내용은 투자 권유가 아닌 흐름 분석임을 전제한다.

엔비디아 보유자 — 중국 매출 비중과 공백 반영 여부 확인

엔비디아가 분기 실적 발표마다 중국 관련 매출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뉴스보다 신뢰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이다. 수출 승인이 나도 구매가 이뤄지지 않는 구조가 됐다는 점에서, 외교 이벤트나 제재 완화 기대감보다 실적 안의 숫자가 더 중요하다. 미국·유럽·중동 데이터센터 수요가 공백을 얼마나 빠르게 메우고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중국 AI 반도체 수혜주 — 간접 접근과 변동성 관리

화웨이는 비상장이라 직접 투자가 불가능하다. 중국 반도체 관련 A주 또는 홍콩 상장 ETF를 통한 간접 접근이 현실적이며, 호라이즌 로보틱스처럼 홍콩에 상장된 자율주행 반도체 기업들도 이 흐름의 수혜 후보군이다. 단, 미·중 긴장이 고조될수록 이 종목군의 변동성도 함께 커진다는 점은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국내 반도체 장비·소재주 — 수혜와 리스크 양면 점검

중국의 반도체 자립이 가속되면 국내 장비·소재 기업에도 양방향 영향이 생긴다. 중국 향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수출 규제 리스크와 자립화 속도를 동시에 확인해야 하고, 반대로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 기지(대만·한국·미국)로 수혜가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별 고객사 지역 구성을 개별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정학 리스크는 상수로 설정

이 국면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단기 외교 이벤트에 흔들리는 것이다. 미·중 협상 소식이나 제재 완화 기대감으로 주가가 단기 반등할 수 있지만, 중국의 반도체 자립 전략은 그와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다. 단기 모멘텀과 중장기 구조 변화를 구분해서 포지션을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출처

  • 진형근, ‘엔비디아 없는 중국 AI…자율주행·반도체 국산화 가속’, 글로벌이코노믹, 2026.06.03 — www.g-enews.com
  • CNBC ‘차이나 커넥션’ 뉴스레터, 2026.06.01 — www.cnbc.com
  • 번스타인 리서치 중국 AI 반도체 시장 분석 보고서 (2026)
  • 골드만삭스 중국 AI 반도체 전환 보고서 (20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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