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4편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블록체인 생태계의 달러 역할을 한다는 것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업비트나 빗썸 같은 거래소에 접속하지 않고도 코인을 바꿀 수 있다고요?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그 답이 바로 DEX, 탈중앙화 거래소입니다.
우리가 아는 거래소 — CEX
먼저 익숙한 거래소부터 짚고 넘어갈게요.
업비트, 빗썸, 바이낸스처럼 회사가 운영하는 거래소를 CEX(Centralized Exchange, 중앙화 거래소)라고 합니다.
CEX는 이렇게 작동합니다.
- 회원가입을 하고 신원을 인증합니다.
- 원화나 코인을 거래소 지갑으로 입금합니다.
- 거래소가 운영하는 주문서(오더북)에 매수·매도 주문을 넣습니다.
- 거래가 체결되면 거래소 내부 장부에 기록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내가 입금한 자산이 거래소 서버 안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거래 자체는 블록체인에 기록되지 않고 거래소 내부 DB에서 처리됩니다. 3편에서 살펴본 오프체인 거래와 같은 구조입니다.
FTX 파산 사태가 보여줬듯이, 거래소가 내 자산을 잘못 운용하거나 파산하면 자산 접근이 막힐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DEX — 거래소 없는 거래소
DEX(Decentralized Exchange, 탈중앙화 거래소)는 회사가 운영하는 서버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로 거래가 이뤄지는 거래소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DEX가 유니스왑(Uniswap)입니다.
DEX에서는 이렇게 거래합니다.
- 지갑(메타마스크 등)을 연결합니다. 회원가입이 없습니다.
- 바꾸고 싶은 코인을 선택하고 수량을 입력합니다.
- 지갑에서 거래를 승인합니다.
- 스마트 컨트랙트가 자동으로 교환을 실행하고 블록체인에 기록합니다.
내 자산이 거래소 서버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지갑에서 지갑으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거쳐 직접 이동합니다.
CEX vs DEX — 한눈에 비교
| 구분 | CEX (업비트, 바이낸스) | DEX (유니스왑) |
|---|---|---|
| 운영 주체 | 회사 | 스마트 컨트랙트 |
| 회원가입 | 필요 (신원 인증) | 불필요 |
| 자산 보관 | 거래소 지갑 | 내 지갑 |
| 거래 기록 | 거래소 내부 DB | 블록체인 온체인 |
| 취급 코인 | 상장된 코인만 | 스마트 컨트랙트 발행된 코인 모두 |
| 속도 | 빠름 | 블록 생성 속도에 따름 |
| 수수료 | 거래 수수료 | 거래 수수료 + 가스비 |
| 파산 리스크 | 있음 | 없음 (코드가 운영) |

DEX는 어떻게 가격을 정하나 — AMM
CEX는 매수 주문과 매도 주문이 만나는 오더북 방식으로 가격이 결정됩니다. 주식 시장과 같은 구조입니다.
그런데 DEX에는 오더북이 없습니다.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하는 회사가 없으니까요.
대신 AMM(Automated Market Maker, 자동화된 시장 조성자)이라는 수학적 공식으로 가격을 계산합니다.
핵심 공식은 이렇습니다.
x × y = k
x는 코인 A의 수량, y는 코인 B의 수량, k는 항상 일정한 상수입니다.
예를 들어 ETH와 USDC가 1:2000 비율로 풀에 담겨 있다고 합시다. 누군가 ETH를 사면 ETH는 줄고 USDC는 늘어납니다. k가 일정하게 유지되려면 ETH 가격이 올라야 합니다. 수요가 늘수록 자동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이 풀에 자산을 공급하는 사람들이 유동성 공급자(LP)입니다. 이들이 수수료 수익을 나눠 갖고, 이것이 6편과 7편에서 다룰 DeFi 이자 농사의 기반이 됩니다.
추천 영상
AMM 작동 원리를 시각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아래 영상 참조해 보세요
실제로 DEX를 써보면
유니스왑(app.uniswap.org)에 접속해 메타마스크를 연결하면 실제 인터페이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화면 구성이 단순합니다. 내가 가진 코인과 받고 싶은 코인을 선택하고, 수량을 입력하면 예상 수령액과 가스비가 표시됩니다. 지갑에서 승인하면 거래가 실행됩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슬리피지(Slippage)입니다.
AMM에서는 내가 주문을 넣는 사이에도 풀의 비율이 바뀔 수 있습니다. 예상 가격과 실제 체결 가격이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차이를 슬리피지라고 하고, DEX 인터페이스에서 허용 슬리피지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거래량이 적은 코인일수록 슬리피지가 커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본 DEX
DEX 거래량은 온체인 시장의 활성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유니스왑의 일별 거래량이 늘어나면 블록체인 생태계 내 자금 이동이 활발하다는 신호입니다. 반대로 거래량이 급감하면 생태계가 침체 국면에 들어간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유니스왑은 특정 날 기준 바이낸스에 이어 전 세계 2위 수준의 거래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탈중앙화 거래소가 이미 전통적인 중앙화 거래소와 경쟁하는 수준에 이른 것입니다.
또한 DEX 유동성 풀에 담긴 총 자산 규모(TVL)는 12편에서 다룰 온체인 시장 심리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됩니다.
주식 시장으로 비교하면, DEX 거래량과 TVL은 증권 시장의 거래대금과 예탁금 같은 역할을 합니다. 자금이 얼마나 들어와 있고 얼마나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주요 DEX 한눈에
| DEX | 기반 블록체인 | 특징 |
|---|---|---|
| 유니스왑 (Uniswap) | 이더리움, 여러 L2 | 최대 DEX, 집중 유동성 모델 |
| 커브 (Curve) | 이더리움 | 스테이블코인 간 교환 특화 |
| 레이디움 (Raydium) | 솔라나 | 솔라나 생태계 최대 DEX |
| 팬케이크스왑 (PancakeSwap) | BNB체인 | 저렴한 수수료, 높은 접근성 |
정리
- DEX는 회사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로 작동하는 탈중앙화 거래소입니다.
- 자산이 내 지갑에서 떠나지 않으며, 거래는 블록체인 위에 온체인으로 기록됩니다.
- AMM(자동화된 시장 조성자) 방식으로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이 자동 결정됩니다.
- DEX 거래량과 TVL은 온체인 생태계 활성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 슬리피지와 가스비는 DEX 거래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요소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DeFi의 기초 구조를 살펴봅니다. 은행 없이 이자를 받고 대출을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 작동 원리를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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